
대한민국 1인 가구 수가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섰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는 더 이상 '가족'이라는 전통적 울타리 안에서
삶의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삶의 마지막 단계인 장례는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됩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상주가 부재할 경우,
고인의 마지막 길은 누가,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히 무연고 사망자에게만
국한되지 않으며 가족과 교류가 단절되었거나,
여러 사정으로 상주 역할을 할 사람이 없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주가 없을 때 장례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법적·제도적 장치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상주의 역할과 법적 의미: 왜 필요한 존재인가?

장례식에서 '상주'는 단순히 슬픔을 표현하는
주체를 넘어, 장례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전통적으로 고인의 장자나 장손이 맡아왔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고인의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상주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상주는 장례의 형식(매장, 화장), 장례식장 선정,
부고 알림, 조문객 맞이 등 실무적인 부분을 총괄합니다.
법적인 관점에서도 상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망진단서 발급 신청, 사망신고, 장례비용 정산 등
행정 절차를 처리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례는 고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마지막 의식이자 사회적 관계를 정리하는
중요한 과정이므로, 책임 있는
주관자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상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고, 유족들을 대표하여
장례를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상주의 부재는 장례 절차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대비한 사회적, 법적 대안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상주의 주요 역할 요약
- 의사결정자: 장례 방식, 장소, 일정 등 장례의 모든 중요 사항을 최종 결정합니다.
- 행정 처리자: 사망신고, 화장/매장 예약 등 법적, 행정적 절차를 이행합니다.
- 비용 책임자: 장례 비용을 집행하고 정산하는 책임을 집니다.
- 유족 대표: 조문객을 맞이하고, 유족을 대표하여 고인에 대한 예를 표합니다.
결국 상주는 고인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만들고,
남은 이들의 슬픔을 보듬는 사회적 장치의 핵심입니다.
이 역할의 공백이 생겼을 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상주가 없을 때 장례를 주관하는 다양한 주체들
혈연 중심의 전통적인 상주 개념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장례 주관자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장례 주관자'는 반드시 혈연일 필요는 없으며, 고인과의 관계나 생전의 약속 등에 따라 정해질 수 있습니다. 상주 역할을 할 직계가족이 없는 경우, 다음과 같은 주체들이 장례를 주관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고인의 지인이나 친구입니다. 생전에 고인과 깊은 유대를 맺고 장례에 관한 부탁을 받은 경우, 이들이 '사실상의 상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혈연 상주'라고도 칭하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례를 치를 수 있습니다. 또한, 종교 단체나 사회 복지 단체, 직장 동료 등이 고인의 마지막을 돕기도 합니다. 특히 고인이 특정 종교에 깊이 귀의했다면 해당 사찰이나 교회, 성당에서 장례를 주관해주는 사례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인의 뜻을 존중하고 장례를 책임감 있게 치를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 주관 주체 | 역할 및 특징 | 고려사항 |
|---|---|---|
| 친구/지인 (비혈연 상주) | 고인의 유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사적인 장례 진행 가능 | 장례 비용 부담, 법적 권한 부재 시 행정 처리의 어려움 |
| 지방자치단체 | 공영장례 제도를 통해 무연고자에 대한 최소한의 장례 지원 | 간소화된 절차, 유족/지인의 의사 반영 어려움 |
| 사회/종교 단체 | 소속 단체의 규정과 지원 하에 장례 의식 진행 | 해당 단체와의 관계 증명, 단체 내부 절차 준수 필요 |
| 장례 전문 업체 | 사전 계약을 통해 위임받은 절차에 따라 장례 대행 | 비용 발생, 계약 내용의 명확성 확인 필수 |
이처럼 상주가 없다고 해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과 제도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누가 고인의 존엄을 지키며 장례를 주관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주체가 협력하여 장례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지자체 공영장례: 사회가 함께하는 마지막 배웅
상주가 될 가족이나 지인이 전혀 없는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우리 사회는 그들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바로 '공영장례(公營葬禮)' 제도입니다. 공영장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장례 주관자가 되어 혈연이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채 삶을 마감한 이들을 위해 장례를 지원하는 복지 서비스입니다.
과거 무연고 사망자는 최소한의 절차만 거쳐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2018년부터 관련 조례가 제정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존엄한 장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영장례의 지원 대상은 주로 무연고 사망자나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등) 중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경우입니다. 지자체는 협약을 맺은 장례식장, 종교 단체, 시민 단체 등과 함께 입관, 추모 의식, 화장, 봉안 등 장례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합니다.
비록 간소하게 치러지지만, 공영장례는 한 인간의 삶을 존중하고 사회적 애도를 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장례가 개인이나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만약 주변에 상주 없이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 관할 주민센터나 구청 복지과에 문의하여 공영장례 지원 가능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공영장례 신청 및 진행 절차
상주가 없는 고인의 장례가 걱정된다면 다음 절차를 참고하세요.
- 사망 확인 및 신고: 병원 또는 경찰을 통해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관할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사망 사실을 알립니다.
- 공영장례 대상자 심사: 지자체(주로 복지 담당 부서)에서 고인의 가족관계를 조회하고, 장례를 주관할 연고자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 장례 진행: 대상자로 결정되면, 지자체와 협약된 장례업체 또는 단체를 통해 입관, 발인 등 장례 절차를 진행합니다.
- 화장 및 봉안: 장례 절차 후 화장을 진행하며, 유골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봉안 시설에 일정 기간 안치됩니다.
나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 사전 장례의향서와 신탁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 관계의 변화는 '나의 죽음 이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거나, 원하는 방식대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면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상주 부재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사전 장례의향서' 작성과 '장례신탁' 계약입니다.
사전 장례의향서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신의 장례에 대한 희망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문서입니다. 장례 형식(수목장, 해양장 등), 종교 의식 여부, 부고를 알릴 지인 목록, 영정 사진 등을 미리 정해두면, 사후에 남은 사람들이 고인의 뜻을 존중하여 장례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비혈연 상주나 공영장례를 진행하는 지자체 담당자에게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보다 확실한 방법은 금융기관이나 상조회사의 장례신탁 또는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는 장례에 필요한 비용을 미리 예치하고, 장례 절차의 집행을 위탁하는 계약입니다. 계약 시 장례 주관자를 특정인(친구 등)으로 지정하거나, 업체에 모든 절차를 위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주가 없더라도 계약 내용에 따라 존엄하고 안정적인 장례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2026년 현재, 다양한 맞춤형 상조 상품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본인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꼼꼼히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장례' 미리 준비하기 체크리스트
- ✅ 장례의향서 작성: 원하는 장례 방식, 장소,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에 보관을 부탁합니다.
- ✅ 장례 주관자 지정: 친구, 지인, 변호사 등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장례 주관자로 미리 지정하고 동의를 구해둡니다.
- ✅ 상조 서비스/신탁 가입: 장례 비용을 미리 마련하고, 장례 절차 대행을 계약하여 사후의 불확실성을 줄입니다.
- ✅ 중요 정보 정리: 연락해야 할 사람들 목록, 자산 현황, 중요한 서류 보관 장소 등을 정리해 둡니다.
상주 없는 장례의 행정 절차 및 주의사항
상주 없이 장례를 치를 때는 일반적인 장례와는 다른 행정 절차와 주의사항이 따릅니다. 장례 주관자로 나선 지인이나 관계자는 이러한 절차를 숙지하여 원활하게 장례를 진행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망진단서(또는 사체검안서)를 발급받는 것입니다. 이는 사망신고와 화장(매장) 허가를 받는 데 필수적인 서류입니다.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은 후에는 30일 이내에 시·읍·면사무소나 주민센터에 사망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때 신고 의무자는 동거하는 친족이지만, 친족이 없는 경우 동거자나 사망 장소를 관리하는 사람(예: 병원장, 시설장)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장례를 주관하는 지인이라면, 행정기관에 사정을 설명하고 신고 절차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장례 비용 처리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고인의 예금 등 재산이 있는 경우, 상속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는 인출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장례를 주관하는 사람이 우선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장례비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철저히 보관해야 추후 상속재산 관리인이나 상속인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고인이 기초생활수급자였다면 지자체에서 장제급여(최대 80만 원, 2026년 기준)가 지급되므로, 이를 신청하여 장례 비용에 보탤 수 있습니다. 모든 절차는 법률과 규정에 따라 진행되므로, 불확실한 점이 있다면 변호사나 법무사,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 절차 | 주요 내용 | 담당 기관 |
|---|---|---|
| 사망진단서 발급 | 의사가 사망 사실을 의학적으로 증명하는 서류 | 병원, 의원 |
| 사망신고 | 사망 후 1개월 이내 신고, 가족관계등록부 정리 | 시/구/읍/면사무소, 주민센터 |
| 화장/매장 예약 |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예약 | 화장장, 공원묘원 |
| 장제급여 신청 | 기초생활수급자 사망 시 장례비용 지원 (해당 시) | 주민센터 (사회복지과) |
| 상속재산 처리 | 상속인 부재 시 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신청 | 가정법원 |
결론적으로, 상주가 없다는 것은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는 지자체의 공영장례, 비혈연 상주의 인정 등 고인의 마지막을 지킬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보를 미리 알고,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사전 장례 준비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상주 부재 시 장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