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스마트폰 화면에 뜬 한 줄의 부고 알림. 익숙한 이름과 함께 낯선 장례식장 주소가 보입니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먼저 밀려오지만, 이내 마음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걱정이 피어오릅니다.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하지?', '부의금은 얼마가 적당할까?', '들어가서 무엇부터 해야 할까?' 특히 장례식장 방문 경험이 적거나 처음이라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해야 하는 자리에서 혹시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까 봐 발걸음이 무거워지기 마련입니다. 이 글은 바로 그런 당신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도 고인에게 마지막 예를 다하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할 수 있도록, 장례식장 도착부터 퇴장까지의 모든 조문 순서와 예절을 차근차근 알려드립니다. 낯설고 어려운 자리, 더 이상 망설이지 않도록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조문 전 기본 준비: 복장과 부의금 예절
장례식장을 방문하기 전,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복장과 부의금입니다. 이는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미처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기본적인 예절을 숙지하고 방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장은 화려하지 않은 무채색 계열이 기본입니다. 남성의 경우, 검은색 정장을 갖춰 입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감색이나 회색 등 어두운 색상의 단정한 옷차림도 괜찮습니다. 넥타이와 양말, 구두 역시 검은색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은 검은색 상의와 치마 또는 바지를 입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화려한 액세서리나 진한 화장은 피하고, 맨발이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스타킹이나 양말을 신는 것이 예의입니다. 만약 급하게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최대한 어둡고 단정한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의금은 홀수로 맞추는 것이 관례입니다. 3만 원, 5만 원, 7만 원, 10만 원 단위로 준비하며, 10만 원을 초과할 경우 15만 원, 20만 원 등 5만 원 단위로 맞춰 준비합니다. 부의금은 깨끗한 지폐로 준비하여 흰 봉투에 담습니다. 봉투 앞면 중앙에는 '부의(賻儀)', '근조(謹弔)', '추모(追慕)' 등 추모의 뜻을 담은 한자를 세로로 쓰고, 뒷면 왼쪽 하단에는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세로로 기재합니다. 글씨는 한자로 쓰는 것이 전통적이지만, 한글로 작성해도 무방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 부의금 봉투, 어떻게 써야 할까요?
부의금 봉투 작성은 정해진 격식이 있습니다. 앞면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문구를, 뒷면에는 조문객의 정보를 기입합니다. 아래 표를 참고하여 상황에 맞는 문구를 사용하고,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정확히 기재하여 유가족이 예를 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씨는 정자로 또박또박 쓰는 것이 좋습니다.
| 위치 | 문구 예시 | 의미 |
|---|---|---|
| 앞면 중앙 | 부의(賻儀), 근조(謹弔), 추모(追慕), 애도(哀悼) |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
| 뒷면 좌측 하단 | 소속 단체명, 이름 (예: OOO회사 OOO) | 조문객의 신원을 밝혀 유가족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합니다. |

장례식장 도착 후 동선: 조객록 작성부터 부의금 전달까지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먼저 건물 입구나 각 빈소 앞에 설치된 안내판을 통해 고인의 이름과 빈소 위치를 정확히 확인합니다. 빈소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 외투나 모자는 잠시 벗어두는 것이 예의입니다. 빈소 입구에는 보통 조객록(방명록)과 부의금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문 순서의 첫 단계는 바로 조객록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정자로 기재하고, 단체로 방문했다면 대표자 이름 옆에 '외 O명'이라고 덧붙일 수 있습니다. 조객록 작성을 마친 후에 준비해 온 부의금을 전달합니다. 부의금함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면 직접 넣고, 상주 측에서 직접 받는 경우에는 상주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후 전달합니다. 이때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와 같은 짧은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지만, 길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계좌이체를 통한 모바일 부의금 전달도 많아졌습니다. 부고 문자에 계좌번호가 함께 안내된 경우, 현장에서 부의금을 전달하는 대신 계좌이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장례식장을 방문했다면 조객록은 반드시 작성하여 조문 왔음을 알려야 합니다. 조객록 작성은 조문의 가장 기본적인 기록이므로 빠뜨리지 않도록 합니다. 부의금 전달과 조객록 작성을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고인에게 예를 표하고 상주를 위로할 차례입니다. 신발을 벗고 빈소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고인에게 예를 표하는 시간: 분향과 헌화, 그리고 절하는 법
빈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인의 영정을 향해 예를 표해야 합니다. 종교나 장례식장의 관습에 따라 분향 또는 헌화를 하게 됩니다. 영정 앞에 향로와 향, 국화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분향을 할 경우에는 먼저 영정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한 뒤, 오른손으로 향을 한두 개 집어 촛불에 불을 붙입니다. 불이 붙으면 가볍게 흔들거나 왼손으로 부채질하여 불꽃을 끄고, 향로에 정중히 꽂습니다. 이때 입으로 불어서 끄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니 주의해야 합니다. 향은 여러 개를 피우지 않고 한두 개만 피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헌화를 할 경우에는 준비된 국화 한 송이를 들고 꽃봉오리가 영정을 향하도록 놓습니다. 이후 영정을 향해 잠시 묵념하거나 절을 합니다. 절은 종교나 개인의 신념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오른손을 위로, 여자는 왼손을 위로 하여 손을 마주 잡는 '공수' 자세를 취한 뒤 큰절을 두 번 올립니다. 절을 마친 후에는 가볍게 목례를 합니다. 기독교나 천주교 등 종교적인 이유로 절을 하지 않는 경우, 영정 앞에서 묵념이나 기도를 하는 것으로 예를 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건하고 진심 어린 마음입니다. 정해진 절차를 기계적으로 따르기보다,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예를 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약 절차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앞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거나 주변의 안내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형식에 얽매여 허둥대기보다는, 차분하게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조문 시 절대 피해야 할 행동
장례식장은 슬픔을 나누는 엄숙한 공간입니다. 무심코 한 행동이 유가족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고인의 사망 원인을 묻는 것은 가장 큰 실례입니다. 또한, 큰 소리로 웃거나 떠들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 행동도 삼가야 합니다. 유가족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거나 장시간 붙잡고 있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과도한 음주 역시 장례식장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상주와의 인사 및 위로: 올바른 절차와 진심을 전하는 말
고인에게 예를 표한 후에는 뒤로 물러나 상주와 맞절을 하거나 정중하게 목례를 합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남자는 오른손을 위로, 여자는 왼손을 위로하는 공수 자세를 유지합니다. 상주와 맞절을 할 때는 상주가 먼저 절을 하면 조문객이 답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에 따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절을 마친 후에는 상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이때는 길고 장황한 말보다 짧고 진심이 담긴 위로가 더 큰 힘이 됩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와 같은 말이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합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무 말 없이 상주의 손을 잡아주거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유가족의 슬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진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고인의 사망 원인이나 경위를 묻는 것은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행동이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상주 외에 다른 유가족들과도 가볍게 목례를 나누며 위로를 표합니다. 만약 상주가 나이가 어리거나 연하일 경우에도 예의를 갖춰 대해야 하며, 반말이나 격의 없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모든 인사가 끝나면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난 후 몸을 돌려 나오는 것이 예의입니다. 조문은 고인을 추모하는 동시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지하기 위한 자리임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조문 마무리와 퇴장: 식사와 자리를 뜰 때의 예절
조문을 마친 후에는 보통 유가족이 마련한 식사 공간으로 안내받게 됩니다.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찾아준 조문객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므로, 가급적 자리에 앉아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머무르거나 과도한 음주와 대화는 다른 조문객과 유가족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식사 자리에서는 주로 고인과의 좋은 추억을 나누며 조용히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큰 소리로 웃거나 떠드는 등 장례식장의 엄숙한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식사를 마쳤거나, 식사를 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뜰 경우에는 조용히 퇴장하면 됩니다. 이때 상주가 다른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어 바쁘다면 별도의 작별 인사 없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배려입니다. 유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조용히 자리를 정리하고 나오는 것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중요한 예절입니다. 장례식장을 나설 때는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남은 유가족들이 슬픔을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으로 조문을 마무리합니다.
전체적인 조문 시간은 너무 길지 않게, 30분에서 1시간 내외로 머무르는 것이 적당합니다. 조문의 핵심은 정해진 절차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보다, 고인을 애도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나누는 진실된 마음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이라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진심을 다해 예를 표한다면 그 마음은 분명 전달될 것입니다.


